재생농업과 탄소포집 기술, 글로벌 농식품 기업의 대응 현황

기후 위기와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커지면서 글로벌 농식품 기업들이 재생농업과 탄소포집 기술을 공급망 전략의 핵심으로 채택하고 있다. 넷제로(Net Zero)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현장의 소규모 농가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에 직면해 있다.

재생농업, 왜 지금 주목받는가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은 단순한 친환경 농법이 아니다. 토양의 건강을 회복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켜 대기 중 탄소를 토양에 가두는 배출 저감 기술(ERT)로서, 농식품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서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실천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보존 경운과 무경운 농법이다. 토양 교란을 최소화해 유기 탄소를 보존하고 토양 구조를 유지한다. 둘째는 겨울철 피복 작물 재배다. 비성수기에 토양이 나출되지 않도록 식물을 심어 탄소 흡수와 질소 고정 효과를 동시에 얻는다. 셋째는 혼농임업(Agroforestry)이다. 농지와 산림을 결합한 방식으로 장기적인 탄소 격리 효과와 함께 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농업 투자 현황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재생농업 파트너십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 중이다. 다논(Danone)은 ‘Danone Impact Journey’의 일환으로 메탄 배출 감축, 수자원 보호와 함께 재생농업을 3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재생농업을 단순한 ESG 활동이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탄소포집 기술의 두 가지 방향

탄소포집은 크게 자연적 토양 탄소 격리와 산업 공정의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구분된다.

자연적 토양 탄소 격리

농경지 관리를 넘어, 이탄지(Peatlands) 복원과 유기 토양 재습윤(rewetting)은 장기적으로 대량의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OECD-FAO 농업전망 보고서는 이를 농업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탄소 격리 기회로 명시하고 있다. 단기적인 농지 관리 기법과 달리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 공정 탄소 포집·저장(CCS)

비료 기업과 곡물 트레이딩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CCS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야라 인터내셔널(Yara International)은 네덜란드 슬위스킬(Sluiskil) 공장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CCS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CF 인더스트리(CF Industries)는 엑슨모빌과의 협력을 통해 2025년까지 연간 2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탄소 청정 암모니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DM 역시 바이오연료와 탄소포집 프로젝트를 결합해 지속가능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소규모 농가에게 남겨진 과제

글로벌 대기업들의 재생농업 및 탄소포집 투자가 확대되는 이면에는 불균형의 문제가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탄소배출권 수익화 구조는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을 보유한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소규모 농가는 높은 초기 비용과 자금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 흐름에 편승하기 쉽지 않다.

ETC Group의 분석에 따르면, 일부에서는 탄소배출권 제도와 기술 주도권이 소수 다국적 기업의 식량 시스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재생농업이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소규모 농가의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 설계와 금융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농업에 주는 시사점

국내에서도 농업 부문 탄소 감축과 스마트농업 전환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재생농업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나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 방안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농업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를 단순히 관찰하는 것을 넘어, 국내 농업 여건에 맞는 실행 모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KAFI는 농식품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업 경영자와 농식품기업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결론

재생농업과 탄소포집 기술은 기후 위기 대응의 선택지가 아니라 농식품 산업의 생존 조건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미 대규모 투자와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국내 농업계도 이 흐름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규모 농가와 중소 농식품기업이 이 전환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 접근성과 금융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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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OECD-FAO, Agricultural Outlook 2025-2034 — 자연적 토양 탄소 격리(이탄지 복원 및 유기 토양 재습윤) 방법과 농업 분야 배출 저감 기술(ERT) 도입 현황
  2. ETC Group, Top 10 agribusiness giants: Corporate concentration in food & farming in 2025 — 거대 농식품 기업의 탄소배출권 수익화 동향과 소규모 농가 진입 장벽 우려
  3. General Mills 기업 리포트 — 재생농업 파트너십 확대 및 2030년 탄소 감축 목표
  4. Danone 기업 리포트 — Danone Impact Journey 추진 현황(메탄 감축·수자원 보호·재생농업)
  5. Yara International 기업 리포트 — 네덜란드 슬위스킬 공장 유럽 최대 CCS 프로젝트
  6. CF Industries 기업 리포트 — 엑슨모빌과의 CCS 협력 및 저탄소 청정 암모니아 전략
  7. Archer Daniels Midland (ADM) 기업 리포트 — 바이오연료 및 탄소포집 프로젝트를 통한 지속가능성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