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수산업은 수질과 사료 공급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와 어류 성장을 영상으로 측정하는 비전 AI, 질병을 미리 예측하는 조기경보 AI를 통해 고수온과 질병으로 인한 집단 폐사 위험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양식수산업은 매년 여름철 고수온과 적조, 각종 질병으로 인한 집단 폐사 피해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기후 취약 산업이다. 오랫동안 양식장 운영은 어업인의 경험과 직감에 의존해 온 측면이 컸지만, 최근에는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질과 사료, 어류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양식 기술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양식업은 대부분 살아있는 생물을 밀폐되거나 제한된 공간에서 기르는 특성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에서, 사람의 판단에만 의존하기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기술의 가치가 특히 크게 평가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양식수산분야에서 실제로 접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AI 분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관련 정부 정책과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점까지 함께 정리한다.
양식수산업에 AI 접목이 필요한 이유
양식수산업은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는 산업 특성상 수질이나 온도의 작은 변화가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기술의 필요성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크게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양식이란 무엇인가
스마트양식은 양식수산물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최적의 생육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생산부터 가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자동화하고 지능화한 기술을 말한다. 양식장에 설치된 수온, 용존산소량, pH 센서 등을 통해 AI가 실시간으로 양식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사육환경에 맞춰 최적의 사료량을 공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형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노동집약적인 양식산업을 기술집약적인 지식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양식수산업이 AI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국내 양식장은 오랫동안 오염원 격리나 생태 점검, 질병 발생 여부를 단순한 직감에 의존해 판단해온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정전 등으로 순환펌프가 멈추면 고수온에 의한 집단 폐사로 이어지는 사고가 반복되어 왔지만, 이에 대한 사전 대비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후변화로 고수온과 집중호우 같은 이상기상이 잦아지면서 양식장이 병원체 발생 위험에 상시 노출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AI를 활용해 이상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양식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식수산분야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AI 응용 분야
양식수산분야에서 AI가 적용되는 영역은 수질 관리부터 사료 공급, 어류 상태 모니터링, 질병 예측에 이르기까지 양식의 전 과정에 걸쳐 있다. 아래에서는 실제로 국내에서 연구되고 있거나 상용화 단계에 있는 대표적인 응용 분야를 살펴본다.
수질·사육환경 자동관리 AI
양식장에 설치된 수온, 용존산소, pH, 암모니아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사육환경을 유지하도록 자동 제어하는 기술이다. 외부 해수를 직접 유입하는 육상 유수식 양식장의 경우 수온 상승과 강우에 따른 탁도 증가로 세균성 병원체 발생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AI가 수질 변화를 예측하고 수처리 설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의 현장 실증이 이루어지는 등 이 분야의 기술이 실제 상용화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 순환여과양식시스템처럼 양식수를 반복적으로 여과하고 살균해 재사용하는 폐쇄형 양식 방식과 결합하면 외부 환경 변화와 질병 유입의 영향을 함께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료 공급 최적화 AI
해양수산부가 제시하는 스마트양식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는 어류의 먹이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료 공급량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어류가 실제로 먹이에 반응하는 패턴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필요한 만큼만 사료를 공급하면, 남는 사료로 인한 수질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사료비 절감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사료비가 양식 경영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종에서 경영 효율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류 크기·성장 모니터링 AI
수중 영상을 통해 어류의 크기와 무게를 측정하는 것도 스마트양식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최근에는 참다랑어처럼 사육 난도가 높은 어종을 대상으로 물 밖으로 꺼내지 않고도 개체 정보를 확보하는 비접촉 방식의 비전 AI 계측 기술이 국내 스타트업을 통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 위험을 줄이면서도 정확한 생육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통해 어류의 이상 행동이나 집단 군집 패턴을 분석하면 질병이나 먹이 부족 같은 문제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질병 예측과 조기경보 AI
양식업에서 가장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병원체로 인한 집단 폐사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병원체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수질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육상 유수식 스마트양식 기술의 현장 실증을 완료했으며, 이 기술을 통해 넙치의 생존율이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질병 예측 기술은 양식장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환경 데이터와 어류의 행동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병원체가 확산되기 전 단계에서 이상징후를 포착한다는 점에서, 사후 대응 중심이었던 기존 양식장 관리 방식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AI를 통한 사전 예측이 모든 재해를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므로, 예기치 못한 집단 폐사에 대비해 양식수산물재해보험 가입 여부를 함께 점검해두는 것도 위험관리 차원에서 중요하다. AI 기반 예방 조치와 재해보험을 함께 활용하면 기술적 대응과 재무적 대비를 동시에 갖출 수 있다.
국내 스마트양식 정책과 지원사업
양식수산업에서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도 초기 비용과 기술 접근성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정부는 이러한 부담을 낮추고 스마트양식 기술의 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
해양수산부는 2019년부터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수산양식에 접목해 기존의 노동집약적인 양식산업을 기술집약적인 지식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스마트양식 시범단지와 배후부지 기반을 구축하고, 테스트베드에서 생산된 디지털 생육 정보를 공유해 스마트양식 성과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종자와 사료, 약품 생산 관련 시설과 유통 및 판매시설까지 함께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고성군이 시범단지로 선정되었으며, 이후 전라남도 신안군을 포함한 여러 지역으로 사업이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시범단지는 단순히 개별 양식장에 장비를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종자와 사료, 약품 생산업체, 연구기관, 양식어업인이 한곳에 모여 기술을 함께 검증하고 개선해나가는 거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지역 단위의 양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되고 있다.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과 R&D 성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스마트양식을 포함한 농식품 분야의 AI 응용제품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매년 공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이 개발한 AI 기술이 실제 양식 현장에 도입되는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앞서 살펴본 병원체 예측 기술의 경우에도 정부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되어 현장 실증까지 완료한 사례이며, 관련 연구 성과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국내 스마트양식 기술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개별 양식어업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기술 개발과 실증 비용을 국가와 연구기관이 함께 부담함으로써, 검증된 기술이 현장에 보급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한다.
양식수산 AI 도입 시 고려할 점과 전략
여러 AI 기술과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양식장이 동일한 수준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식장의 규모와 어종, 운영 방식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스마트양식 발전 단계별 접근
스마트양식은 흔히 원격제어, 복합·자동제어, 지능화, 자율경영이라는 네 단계로 구분되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의사결정의 주체가 사람에서 컴퓨터로 옮겨간다고 설명된다. 초기 단계인 원격제어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양식장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 원격으로 장비를 조작하는 수준이며, 이후 여러 장비가 자동으로 연동되는 복합·자동제어를 거쳐,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어류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화 단계, 나아가 생산 계획까지 AI가 제안하는 자율경영 단계로 발전한다. 일반 양식어업인이라면 처음부터 완전히 지능화된 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 원격 모니터링과 자동 제어 수준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기술 수준을 높여가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양식장 규모별 도입 전략과 한계
소규모 양식장이라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이나 관련 지원사업을 통해 보급되는 표준화된 센서와 모니터링 장비부터 도입하는 것이 비용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중대형 양식장이나 육상 유수식 양식장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수질 자동관리와 질병 예측 기술처럼 보다 고도화된 AI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볼 수 있다. 다만 AI 기술이 아직 모든 어종과 양식 방식에 균일하게 검증되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이 기르는 어종에 대한 실증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도입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아울러 AI가 제시하는 예측이나 경보를 참고하되 최종적인 관리 판단은 현장 경험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균형 잡힌 운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아래 표는 양식수산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주요 AI 응용 분야를 간단히 비교한 것이다.
| 응용 분야 | 주요 기능 | 대표 효과 | 도입 난이도 |
|---|---|---|---|
| 수질·환경 자동관리 | 수온·용존산소·pH 실시간 모니터링 및 자동 제어 | 고수온·수질 악화로 인한 폐사 예방 | 중간 |
| 사료 공급 최적화 | 먹이행동 데이터 기반 적정 사료량 산출 | 사료비 절감, 수질 오염 저감 | 중간 |
| 어류 성장 모니터링 | 수중영상 기반 크기·무게 비접촉 측정 | 스트레스 없는 정확한 생육 데이터 확보 | 높음 |
| 질병 예측·조기경보 | 환경·행동 데이터 종합 분석을 통한 병원체 예측 | 집단 폐사 예방, 생존율 향상 | 높음 |
결론
양식수산업은 수질 변화나 질병 발생이 곧바로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 특성상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의 효과가 특히 큰 분야다. 수질과 사료 공급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기술부터 비접촉 방식의 성장 모니터링, 병원체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까지 이미 여러 형태의 AI 응용 사례가 국내에서 연구되고 실증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과 정부의 AI 응용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은 이러한 기술이 현장에 보급되는 속도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모든 양식장이 처음부터 완전히 지능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는 없으며, 자신의 양식장 규모와 어종에 맞추어 원격 모니터링 수준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양식수산업은 반복되는 기후 재해와 질병 위험 속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은 향후 더 높은 단계의 스마트양식 기술로 나아가는 데에도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내 스마트양식 기술 동향 — https://ettrends.etri.re.kr/ettrends/192/0905192007/0905192007.html
- 이투데이, AI로 육상 양식장 질병 선제 차단 넙치 생존율 22%p 향상 — https://www.etoday.co.kr/news/view/2548950
- 머니투데이, 참다랑어도 AI로 키운다 더벤처스 스마트양식 아가비타 시드 투자 — https://www.mt.co.kr/amp/future/2025/12/03/2025120309035078911
- 보티 스토리, ICT 기술로 수산업까지 스마트양식에 대하여 — https://votylab.com/news/?bmode=view&idx=16147529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스마트 양식 고갈되고 있는 수산자원의 대안 —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49808
- 기업마당, 2026년 농식품 분야 AI 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 모집 공고 — https://www.bizinfo.go.kr/sii/siia/selectSIIA200Detail.do?pblancId=PBLN_000000000119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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